의미

from thought 2008/07/01 15:08
며칠전, 그런생각이 들었다,
점점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것은 이런 느낌이다'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나에게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절대적'이 아닌 '주관적'이라는 걸 인지하면서부터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의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절대적인 객관이라고 생각하는 현대사회의 the most fundamental standard, 0과 1도
결국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provisional and compulsive' standard가 아니었던가.

푸르른 하늘위에 뜬 따뜻한 햇살을 우리는 '따뜻하고 온화하다'라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한다.
하지만, 아주 먼 옛날 윈시부족들에게 해라는 자연물을 숭배하는 애니미즘이 없었다면,
또는 그 해라는 자연을 저주하는 애니미즘이 있었다는 가정을 해본다면,
지금의 우리는 밝은 날 공원에 나와 햇살을 쬐는 행위를 기분좋게 느끼는 일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 햇살을 쬐는 행위가 매우 저주스럽고 음침한 행위로 인식되었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치 밤에 공동묘지를 돌아다니는 것처럼.. )

결국, 우리가 아는 의미는 과거의 관습과 인간의 편의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같은 것인데
(아 점점 이거 matrix가 되어가는건가 흠흠)
우리는 어떤 '형상',physical feature/object/situation에 '허상', virtual image을 입혀서
그것이 '진실된 의미',real meaning이라고 믿게 만드는일을 계속한다.

예를들면 아는 분이 차사고로 돌아가셨다.
기계적인 상황이라면 '사람- 아는이- 차- 사고- 죽음'이라는 factor-centural situation으로 종료가 될수 있지만,
우리는 이 기계적인 상황에 virtual image를 입힌다. 설명을 해보면..
'아는사람(+imagine some experiences with the guy. add sympathy)
- 차(+convenient but dangerous)
- 사고(+painful and horrible)
- 죽음(+empty and sad)

이런식으로 기계적인 상황에 곁가지로 image들을 삽입함으로서 '그의 죽음이 얼마나 슬프고 비참한 일인지'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김춘수아저씨께서 쓰셨던 이 시에는 이 허상과 실체와 의미가 어찌 연결되는지 알려주시고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크허!!!!
그냥 physical feature였던 '그'라는 물체가 있다.
그것은 그냥 길가에 있는 보도블럭이나 내 책상에서 굴러다니는 병뚜껑과 그리 다를것 없는 object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그에게 '이름'이라는 가상의 이미지를 부여했고, '그'가 '이름'을 가지므로서 나에게 의미있는 존재,
즉 '꽃'이 되는것이다. 객관적인 물체가 의미로 승격되는 상황인 것이다.

내겐 너무 소중하고 대단한 편지가 남에게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종이쪽지에 불과하지 않을수도 있고
나에게는 너무너무 싫은 그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정인이 될수도 있다.
의미는 내가 만드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만 의미있는 것이다.

다른이들의 의미가 나와 다르다하여 defensive해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긴, 이게 모든이에게 적용된다면 세상에 정치가 왜 필요하고, 전쟁이 왜 일어나겠어.
모두 서로 자신의 입장에서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며 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이 세상의 모든 충돌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것이다.
(갑자기 hitchhiker's guide to the galexy에 나오는 deep thought가 가지고 있던 그 총이 그립다! )

이세상에 '무조건적인 절대적 의미'는 없을지도모른다 (아- 과학은 제외)

flexible way of thinking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나무처럼 살아야겠다.
2008/07/01 15:08 2008/07/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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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y 2008/07/07 07: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때 얘기했던 생각나서 한번 놀러왔는데
    철학 공부하는 느낌이야 ㅋㅋ

    난 과학조차도 절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진리라고 생각했던 법칙들이 뒤짚어지는 흔히 얘기하는 예를 들지 않더라도 현재 진리라고 여겨지는 "상대성원리"는 그 자체가 절대적인게 없다는 걸 얘기하는거니깐.
    금융에서 수 많은 천재라는 사람들이 온갖 복잡한 Rocket Science를 적용하더라도 복잡한 시장을 완전히 설명하고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로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해.
    (흔히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사건 - Asian Crisis, Dot Com, 9/11, Subprime 등등이 일어나면 전문가들이 이건 6 sigma 사건이다 8 Sigma 사건이다라고 하는데 막상 최소 5년에 한 번씩은 일어나는 걸 보면 얼마나 나이브한 믿음인지 우습기까지하지)

    워렌버핏은 먹어보지 않은 메뉴는 절대 주문하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할때 거울 앞의 자신을 보고 다시 한번 되물어본다고 하던데 절대적인게 없다면 어차피 자기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많이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여기서 주관적 판단에 의지하지만 다른 인풋 소스에 대해 유연적인 태도를 취하고 그 주관적 판단을 잘 할 수 있도록 연마하고 수양(?)하는게 어려운 숙제겠지? ^^

    • nalong 2008/07/07 14:48  address  modify / delete

      흙. 유연하게 살자! 그것이 가장 중요한포인또-
      내가 얼마나 나이를 먹고 수련을 해야 나의 주관적판단에 기준이 설수 있을까?
      무언가를 결정해야한다는게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나이이네.

      :: 그나저나, 먹어보지 않은 메뉴를 주문하지 않으면..뭘먹는거야 워렌버핏은.

  2. kahye 2008/08/12 17: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공감이야. 뭔가 시작을 해야 반복하던가 말던가ㅋㅋ